[여성신문] 대선판 뒤흔든 2030의 일침 “21대 대선, 미래·비전 없이 혐오만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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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6 18:19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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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뒤흔든 2030의 일침 “21대 대선, 미래·비전 없이 혐오만 난무”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대선평가 토론회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재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여성신문
2030청년들이 평가한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미래와 비전이 없던 선거’였다. 혐오 정서를 자극하고 갈라치기를 선동해 표심을 자극했고, 청년을 선거 승리를 위한 ‘도구’로 썼으며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담론은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제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좌장은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맡았다. 패널로는 △김주희 여성혐오 대선규탄시위 해일팀 대표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박다해 한겨레신문 기자 △김연웅 행동하는 보통남자들 활동가 △임명묵 『K를 생각한다』 저자가 참여했다.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재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여성신문
패널들은 ‘이번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사용한 정책 공약과 선거 전략에 대해 평가해 달라’라는 질문에 “미래와 비전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주희 대표는 “‘대선에서 과연 청년을 위한 정책 공약이나 선거 전략을 활용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리 세대에서 성평등 이슈와 페미니즘이 중요한 의제인 것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판의 연속으로 2030 청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의 판에서 마땅히 제시해야 할 다음 정권 5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청년 세대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으며 단순 표심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혐오 정서를 자극하는 악질적인 전략을 국민의힘은 주도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눈치를 보고 휩쓸렸다”고 평가했다.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제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여성신문
이가현 공동대표도 “국민의힘의 경우 청년 남성이 느끼는 고통을 해결하기보다 다른 곳에 눈을 돌림으로써 그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전략을 썼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자원도 투입하지 않고 차별과 불공정이 해소됐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악질적이고 청년 유권자들이 감당해내야 할 갈등이나 혐오에 대해선 전혀 책임지지 않는 전략이 아니었나”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오히려 청년 남성의 표를 더 끌어와야 하지 않나 부화뇌동하며 이준석식 이야기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정체됐다”며 “다만 막판 박지현 위원장의 등장으로 지지율이 모아졌지만 처음부터 확실하게 성평등 메시지를 가져갔으면 이번 대선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재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여성신문
김연웅 활동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평했다. 김 활동가는 “생활 정치와 다양성이 대두되는 시대에서 그에 맞는 선거 전략과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번 대선은 청년도 미래도 사라지고 오로지 차별과 조롱만 가득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여성 혐오 정치다. 쉽게 말하자면 ‘누군가를 공격해도 된다’, ‘누군가를 조롱해도 된다’는 식의 신호를 사회에 던지는 방식의 해로운 정치”라고 규탄했다. 이어 “어려운 길을 가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소위 낚시하는 갈라치기라는 쉬운 방식으로만 접근하려고 하는 정치인이 많아지고 있어 개탄스럽다”며 “이제는 청년을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변화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명묵 작가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 공약이나 선거 전략은 사실상 없었다”며 “대중이라고 불리는 굉장히 파편화된 정체성을 가진 집단들이 ‘우리의 요구는 이런 것이다’라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던졌고 이것이 메인 스트림까지 치고 올라와서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정치가 세계관적인 차원에서의 변화를 인지하고 그에 맞춰 어떤 대안이든 비전이든 제시를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청년 세대에서는 온라인 부족주의라고 하는 정체성을 가진 파편화된 팬덤 문화에 정치가 사실상 끌려다녔던 것 같다”고 짚었다.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비겁한 선거, 혐오정치를 퇴출하라’를 주재로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대통령 선거를 평가하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여성신문
박다해 기자는 “탈모약, 건강 보험 등의 공약이 기억에 남는다”며 “물론 하나하나 따지면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니긴 하나 과연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타겟팅 됐어야 했나 싶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담론이 없던 선거였다”라며 “미시적인 생활 공약이 나왔으나 포스트 코로나, 기후위기 담론 등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