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문화일보 모바일 화면 가득 채운 노출-노출-노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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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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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출 사진 이용한 문화일보 클릭 장사 도 넘었다

과거 강안남자 연재, 신문윤리위 30회 이상 주의·경고

여성 나체사진 비동의 유포하며 알 권리 운운한 과거도

문화일보가 반복적으로 여성 연예인의 선정적 신체노출 이미지를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함께 모바일 탭에 게시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과거에도 강안남자 소설 연재, 여성 나체사진 비동의 유포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제로 비판받았다. 


미디어오늘이 모니터링을 시작한 올해 1월부터 문화일보는 매일 음란물 수준의 유명 연예인 신체노출 사진을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함께 3장씩 홈페이지에 올려왔다. 해당 이미지는 광고 이미지가 아닌 ‘방송-연예’ 탭 기사에 담겼다.

▲ 문화일보 ‘방송-연예’ 탭 기사 헤드라인 갈무리. 이름 드러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 문화일보 ‘방송-연예’ 탭 기사 헤드라인 갈무리. 이름 드러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기사 제목은 ‘목부터 등까지 문신 투성이…옆가슴 깜짝 노출’, ’과감하네…매끈 허벅지, 개미허리 화끈 노출’, ‘이렇게 글래머였어? 과감 끈비키니 입고 러닝하기’, ‘불륜해 子낳은 스포츠스타, 또 술집서 스킨십…네티즌 목격 경악’, ‘대놓고 몸매 자랑하네…고급 섹시미’ 등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자극적인 성적 묘사로 가득하다. 주로 OSEN 등 타사 기사를 전재하는 방식인데, 독자 입장에선 문화일보 기사로 받아들이기 쉽다.


미디어오늘이 10대 종합일간지(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모바일 탭을 조사해본 결과, 선정적 이미지 기사 사진을 내걸고 있는 신문사로 문화일보는 단연 돋보였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성희롱” “논란 아닌 비판받아야 할 사안”


정다혜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마 대부분 문화일보 기사 자체를 거의 볼 일이 없어 몰라서 지금껏 논란이 안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인사이트, 위키트리 같은 유사언론도 이렇게 대놓고 성희롱 하는 기사를 올리지는 않는 것 같은데 최소한의 문제의식이 있는 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일보 기사는 미성년자인 연예인들에게도 여과 없이 성희롱을 일삼고 있고, 상관 없는 기사에도 여자 연예인 사진과 함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따라 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당당하게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성희롱할 수 있다는거 자체가 성별 권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언론이라고 하기 부끄럽다”고 말했다. 


조영수 민주언론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일간지, 정론지, 종합지를 표방하는 문화일보가 그런 선정적 콘텐츠로 구독자 클릭 장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 이건 논란의 사안이 아니고 비난과 비판의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일보가 홈페이지에서 선정적 기사를 내거는 것은 여성을 성상품화하여 저비용 고효율을 취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가현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먼저 문화일보가 연예기사에 쓰는 연예인과 일반인들의 사진은 동의를 구하고 가져온 것인지 먼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동의없이 함부로 타인의 사진을 유포한 것이니 언론의 알권리를 빌미로 개인의 사생활 보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가현 활동가는 “언론이 여성을 성적대상화한 이미지를 계속 재생산하면 독자들은 무의식중에 그런 인식을 학습하게 된다”며 “미디어 중 특히 언론은 일방향적 매체에 가깝기 때문에 더욱 성인지 감수성과 성평등에 주의해야 하는데 그런 책임을 오랫동안 지지 않고 여성의 선정적 이미지를 팔아 이득을 취해왔다면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안남자 소설…과거부터 반복돼온 문화일보의 여성 성적대상화


문화일보의 여성 성적 대상화는 과거부터 반복되어왔다. 문화일보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연재했던 소설 ‘강안남자’는 지속적으로 선정적 음란 표현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해당 소설은 현재도 포털 기획시리즈 탭에서 모두 검색 가능하다. 2002년 1월 2일부터 2009년 10월 31일 2366화까지 7년10개월 동안 연재된 강안남자는 지면과 온라인 모두에 게재됐다. 


▲ 2022년 3월 28일 문화일보 홈페이지 강안남자 갈무리. 

▲ 2022년 3월 28일 문화일보 홈페이지 강안남자 갈무리.



강안남자는 여성은 성적으로 ‘강한 남자’에게 매우 집착한다는 식의 상황 묘사,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묘사하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소설에 함께 실리는 삽화 역시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묘사하고 성행위를 묘사하는 등 음란성이 매우 심각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도 강안남자에 대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공개경고 3회, 비공개경고 21회, 주의 2회 등 28차례에 걸쳐 주의·경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2008년에도 경고 5회, 2009년에도 주의 2회 등의 조치가 이어졌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여성 나체사진 비동의 유포하며 ‘국민의 알 권리’ 운운


2007년에도 문화일보는 여성 나체사진 비동의 유포로 인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문화일보는 9월 13일자 1면 ‘OOO(유포 피해자) 누드사진 발견, 원로·고위층에 ‘성로비’ 가능성 관심’에서 “문화계 유력인사의 집에서 OOO씨의 누드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며 관련사진 2장을 3면에 게재했다. 


▲ 문화일보 2007년 9월 1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유포 피해자 이름 노출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 문화일보 2007년 9월 1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유포 피해자 이름 노출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해당 사진이 가판과 인터넷에 게재된 후 네티즌들은 보도를 빙자한 인권침해라며 크게 반발했다. 문화일보 홈페이지는 현재 사진을 보려는 방문자와 항의방문자 폭주로 사이트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문화일보는 논란이 지속되자 올린 사과문에서도 “(해당 사진이) 이번 사건 전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단서라고 판단, ‘국민의 알 권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 문화일보 2007년 10월 18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유포 피해자 이름 노출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 문화일보 2007년 10월 18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유포 피해자 이름 노출되지 않게 이미지 재가공.


오승훈 문화일보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문화일보 모바일 연예 탭에서 선정적인 이미지와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게재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문자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