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당 만들면 정당들이 성평등에 관심가질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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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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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당이 정말 창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안될 거라고 생각하면 여기 왜 있겠어요.“

페미당 창당 준비 모임 활동가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질문이라면서도 답변에 임하는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창당주비위원’이라는 직함으로 갖고 활동하는 15명 중에 이혜민·최여진·풍현·은설씨가 23일 인터뷰에 참석했다. 여성 2명, 남성 2명으로 모두 20대다. 나머지 주비위원의 성비 구성을 묻자,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창당주비위원회는 창당 발기인 선정과 모집, 취지문 작성 등의 창당에 필요한 기초작업을 하는 조직이다.

2017년 이가현 씨 등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주도로 시작된 페미당 창당준비 모임은 현재 창당을 위한 발기인 확보 작업뿐만 아니라, 성평등에 관한 행사나 집회 등에 참여하면서 페미당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몇 차례 국면에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변화가 있었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넉넉하지 않지만 들어오는 후원금을 종잣돈 삼아 올해부터는 지역을 다니면서 당원 모집에 주력하고 있다.

주비위원들 중에는 정당 활동 참여 경험이 있는 이들과 없는 이들의 비율이 비슷하다. 당적을 바꾼 주된 이유는 진보를 표방하는 기존의 여러 정당에서 페미니즘 정책을 내세워 기대를 가졌지만 실제로는 구성원 다수가 페미니즘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실망감이 바탕에 있다. 결국 페미니즘을 1순위로 둘 정당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창당을 하려면 전국 5개 시·도당에서 각 1천명, 총 5천명 이상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4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은설씨의 경험담이다. “청소년 인권운동으로 출발해 조직에서 페미니즘으로 활동해왔다. 정당에 가입해 여성위원회의 활동해왔지만 성폭력 처리 전담반처럼 취급받았다. 기존 정당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본다.”

정당은 곧 정치세력화를 의미하지만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참여하고 정책도 제한적인 만큼 제지 세력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구심도 있다.

이에 대해 혜민씨는 “특정 영역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 모인 아니라 기존의 가부장, 남성 중심의 정치에서 성평등 정치로 프레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풍현씨는 “여성이나 소수자라고 해도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다. 다양한 관점에서 상상을 대화의 테이블에 끌어내고 협상을 유도하는 게 페미당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페미니스트의 수는 적고 그 중 정치에 뜻을 가진 이는 더욱 적다는 점에서 새로운 조직체를 만들기보다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진씨는 “다른 당에서 온 주비위원들이 있으니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다른 정당 당원을 빼앗아 온다던가 갈라먹자는 게 아니다. 토양을 넓혀보자는 것이다. 아직 당적이 없는 페미니스트들이 첫 당적을 우리를 통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기존 정당이 페미니즘을 더 많이 얘기해도록 하는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혜민씨도 “선택지를 늘리고 저마다 목소리를 내는 거다. 그러면 정치에 관심을 갖는 페미들이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각 정당의 여성주의 모임이 힘이 커지고 영향력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오히려 페미당은 당을 넘어서 페미니즘을 위한 정치권 내 연대도 추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에는 정의당 여성주의자모임과 함께 공동행동을 벌였다.

은설씨는 “페미당이 잘되는 것도 좋지만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기존의 각 정당 내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의 모임을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연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이 예측하는 창당 날짜는 각자 다르다. 하지만 창당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 해나가겠다는 각오다.

“끈질기게 이어갈 동력만 유지된다면 4년 정도 걸릴 것 같다”(은설) “의문만 가지지 말고 한번 밀어보시라. 이게 얼마나 매력적인 시도인지 알아주셨으면 한다”(혜민) ”아시아최초의 페미니스트정당을 만들 5천명 중에 1명이 되어보시라“(풍현)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2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