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이가현 공동대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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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8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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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오랜만에 강남역에 왔습니다.

그새 세상은 바뀌어 공공연히 성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언론은 강남역 사건과 비슷한 사건에 ‘묻지마’폭행, ‘묻지마’살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어느 사례든지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성별을 정확하게 물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상한 일부의 범죄라고 하기엔, 피해자가 운이 없다고 하기엔 그 수가 너무 많습니다. 


가끔은 모른체 하고 싶을 정도로 일상화된 폭력 속에서 체념하기도 하고 두려움을 잊기도 합니다. 

하지만 7년 전 바로 이곳 강남역 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혐오에 분노하며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던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성평등한 세상에 대한 꿈을 포기한 적 없습니다. 


매순간 포기하지 않기로 선택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도 다시 이렇게 한 여성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각자가 일상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더라도, 

오늘 이렇게 모여서 비슷한 싸움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싸움은 우리의 삶을 지키는 싸움입니다. 

포기하지 맙시다. 

그리고 여성의 이름으로, 성평등의 이름으로 연대합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싸움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합시다. 

페미니즘당도 묵묵히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