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 3.8 여성의 날 전북여성대회 발언(페미니즘당 공동대표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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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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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페미니즘당 창당모임의 공동대표이자 페미니즘당 전북도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케이입니다.


오늘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이고, 바로 다음날인 내일은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이자 동시에 앞으로 4년 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는 날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다리는 이 시점에서 저는 그다지 설레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내일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까지 합니다. 

저와 같은 페미니스트, 그리고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할 후보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여러 번 절망했습니다. 

당선이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청년층을 ‘이대남’과 ‘이대녀’로 호명하며 갈라쳤습니다.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이슈몰이용 공약을 내세우기까지 했습니다. 

과연 그들이 여성을 유권자로 여기기는 하는 건지 의심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적어도 투표권만큼은 1인1표로 누구나 평등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후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선거권이 평등하게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선택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 가운데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는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습니까?

여러 명 중에서 골라 뽑기는커녕, 내 입장을 대변해줄 후보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가진 투표권은 과거의 여성들이 투쟁을 통해 쟁취해낸 결과입니다. 

오늘 우리가 맞이한 세계여성의 날 역시 과거 여성들이 참정권과 투표권을 얻기 위해 투쟁한 것을 기념하여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여성의 날을 맞은 지금, 이제 투표권은 진정으로 여성에게 실질적인 권리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 유권자를 제대로 된 유권자로 여기고, 여성혐오를 하지 않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 여성들의 투쟁에서 힘을 얻어, 앞으로 더욱 나아갈 것입니다.

페미니즘을 외치는 정치, 인권을 지키는 정치가 주류가 되는 사회를 꿈꾸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페미니즘을 외칩니다. 

여기 여성이, 우리가 있습니다. 

여기 여성이, 우리가 있습니다.

결코 거스를 수 없는 페미니즘의 물결은 이 사회를 바꿔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