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 '진혜원 검사 징계 요구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 발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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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 징계 요구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 발언 전문 / 이가현
지난 주 목요일, 박원순 사건 피해자가 겪었던 또다른 성폭행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가해자인 정모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PTSD를 겪은 것은 자신이 아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때문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피해자의 상담 및 의무기록 전체를 대상으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병원으로부터 지난해 5월부터 정신과 치료 및 상담 내역을 받아왔습니다.
재판부는 정씨의 성폭행과 피해자의 PTSD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면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재판부가 공개한 피해자의 정신과 상담기록 중 주요 내용을 보면 "박원순 시장 밑에서 근무한 지 1년 반 이후부터 박 시장이 야한 문자, 속옷 차림의 사진을 보냈고 '냄새 맡고 싶다', '사진을 보내달라'는 등의 문자를 받았다", "다른 부서로 이동했는데, 2020년 2월에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잘 알아야 시집을 잘 간다', '섹스를 알려주겠다'며 성관계 과정을 줄줄이 이야기 했다"는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 받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정씨의 범행이 피해자가 겪는 PTSD의 주 원인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쯤 되었으면, 박원순을 옹호하느라 여념이 없던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사과를 하거나 적어도 침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 걸, 침묵을 넘어서 당당하게 법원의 판결문 내용조차 ‘나치’로 비유하고 또 피해자를 ‘꽃뱀’으로 비유하면서 더욱 적극적이고 악랄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곳,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진.혜.원 부부장 검사입니다.
재판부는 선고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성범죄 사건은 본인이 스스로 촬영·녹음을 하지 않는 이상 객관적 증거가 있을 수 없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중 어느 것을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자가 성범죄 지원·조사 기관인 해바라기센터 등 수사기관 조사 이후 법정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성폭력 피해를 진술하고 있다며 "피고인과 피해자의 기존 관계 등을 비춰보면 피해자가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꾸며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진술이 신빙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진혜원 검사님, 당신은 법조인이니 위와 같은 판결의 취지를 잘 아시겠지요.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재판에서 되려 가해자로 몰려가며, 피해자다움을 강요받으며,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사실을 의심받으며 싸워서 만들어낸 정의로운 변화입니다.
진혜원 검사님, 당신은 바로 일주일 전 1월 14일, 감히 사법부를 독일의 나치 돌격대에 비유했습니다. 당신은 우리나라 사법부가 나치 돌격대처럼 박원순에 대한 ‘판결’을 했다고 페이스북에 공공연히 쓰셨습니다. 사법부의 판결취지를 완전히 부정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진혜원 검사가 지난 해 7월 박원순 피해자를 향해서 어떤 글을 썼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진혜원 검사는 고 박원순 시장이 사망한 지 3일 뒤인 지난 해 7월 13일, 박원순 사건 피해자를 향해 이런 글을 썼습니다.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 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민사재판을 조용히 진행하면 2차가해니 3차가해니 하는 것 없다"고 적었습니다.
조용히 있어라. 조용히 법원의 판단을 받아서 판결문을 공개해라. 이것이 진혜원 검사가 피해자에게 요구한것이었습니다. 2차가해가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피해자 때문이라며 피해자를 정면으로 비난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법원이 내린 판결은 진혜원 검사 본인이 말한대로 피해자가 재판부에서 피해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한 증거가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제출을 요구했고 법원이 이를 허락해서 제출된 증거였습니다. 진혜원 검사님, 당신이 원하는대로 피해자는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피해사실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본인이 한 말도 기억을 못하시며, 왜 판결 결과를 받아들이지를 못하십니까?. 그러면 애초에 지난 해 하셨던 말씀도 정말 사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이나 2차 가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피해자를 욕하고 싶어서 욕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당신의 발언은 그 누구에게도 쓸모없는 쓰레기 발언이었습니다. 자신이 한 말을 자신이 반박해 버리니, ‘진혜원의 적은 진혜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진혜원 검사는 작년 7월 13일 같은 글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끼고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첨부하면서 ‘권력형 성범죄 자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고 증거도 제출한다"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고, 권력형 다중 성범죄다"
"팔짱 끼는 것도 추행이에요?"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라니까"
진혜원 검사님, 법조인은 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사람입니다. 허나, 검사님은 법조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대한민국에서 성추행을 겪은 모든 피해자들을 비난했습니다.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냐고요, 당신이 검사로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성추행 피고인 앞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시겠습니까? 팔짱끼는 것도 추행이냐고요? 네, 동의 없이 팔짱 꼈다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추행한 것 맞습니다. 동의없는 신체접촉으로 타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면 성추행입니다. 제가 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이런 기초적인 성추행예방교육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겁니까. 법조인이 법을 모르고 인권에 무지하면 어떻게 국민의 인권을 지킬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진혜원 검사의 발언에 대한 징계를 대검찰청에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혜원검사는 계속해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왜 검찰 징계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입니까. 이제는 밝혀야 합니다. 징계를 받았는데도 이 지경이면 더 큰 징계를 받거나 파면되어야 하고,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하루빨리 징계를 하고 이 사실을 밝혀야 합니다.
진영논리로 피해자 입막기, 민주당 조직 보위하기, 피해자 탓하기, 음모론 만들기. 진혜원 검사 당신은 제가 본 그 어떤 사람보다 악랄한 성폭력 2차 가해자입니다. 당신이 하는 말 하나하나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 피해자와 연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가슴을, 아니 피해자와 연대하지 않더라도 성추행 피해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못으로 후벼파고 있고, 당신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가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당신 하나 때문에 고통받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진혜원 검사님, SNS에서 박원순 사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는 일을 멈추십시오. 박원순 전 시장을 아끼는 마음이 도를 넘어 있는 사실을 없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를 말 그대로, 글자 그대로 ‘꽃뱀’이라고 비난하는 일을 멈추십시오. 이것은 진혜원 검사뿐만 아니라 사실을 보지 않으려하고 박원순 시장이 죄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한 말입니다.
진혜원씨는 박원순 사건 피해자에게 사과하십시오. 대한민국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십시오. 대한민국 국민은 당신 같은 검사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진혜원씨, 당신은 검사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대검찰청은 하루빨리 진혜원 검사를 해임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하십시오. 수습할 수 있을 때 수습하십시오. 진혜원 검사에 대한 해임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판가름 나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