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 다큐 <첫 변론> 개봉 규탄 기자회견 : 연대발언 (명숙 상임활동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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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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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권운동네 트워크 바람의 상임활동가 명숙입니다. 


저는 2020년 7월의 그때처럼 성폭력의 가해자를 엉호하는 말들로 넘쳐나는 상황이 다시 된 현실이 너무나 참담합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그러한 참담함을 안고 기자회견에 오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역사의 발전, 인권의 진전은 결과로부터 배우고 반성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2020년 7월 밝혀진 박원순 전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부터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서울시를 비롯한 기관이 배워야 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작년 11월 행정법원이 명백한 성희롱, 성폭력이라고 결정한 결과로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인권위의 결정은 증거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매우 보수적이었음에도 성폭력이라고 결정할 정도로 이 사건은 명백한 성폭력 사건입니다. 


인권위도 결정문에 썼듯이 박원순 성폭력사건은 서울시의 성차별적 성별 고정관념이 가득한 조직문화에서 발생했습니다. 비서를 20-30대 여성들로 채우며 여성노동자에게 온갖 감정노동과 돌봄노동을 시키는 일터가 성폭력을 만든 환경이었다는 것, 성인지감수성이 없는 조직문화가 성폭력을 방관하게 했다는 것,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친밀함으로 해석하여 피해자의 고통을 지속시키게 했다는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또한 박원순 전 시장이 과거에 여성인권 변호를 했던 사람임에도 자신의 특권적 위치를 자각하지 않고 꾸준한 성인지 감수성을 채우기 위한 성찰과 노력이 없었기에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배워야헸습니다. 과거에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던 개인적 조직적 구조적 환경, 성폭력 문화에 대해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첫 변론>을 만든 사람들, 감독을 비롯한 제작자들은 박원순 시장의 성폭력사건으로부터 배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2차 가해를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두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영화로 인해 피해자의 가슴을 할퀴고 두드려 때리는 심각한 2차 가해라는 점입니다. 2019년 만들어진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조항이 있지만 이렇게 서울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쏟아붇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일터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노동자들이 직장을 관두는 이유가 원 피해보다 2차 피해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2차 가해는 엄청난 폭력입니다. 수군대는 소문, 따가운 시선이 성폭력피해자를 숨을 못 쉬게 합니다. 그래도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그 용기와 고통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의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일터에서 성폭력을 당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목소리 내지 못하고 폭력을 감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권위와 법원에서 결정났는데도 이렇게 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비난하는 현실을 보면서 수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숨고 힘들어 하게 될까 우려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 곁에 서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용기를 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끝까지 곁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