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 다큐 <첫 변론> 개봉 규탄 기자회견 : 직장 내 성희롱 현황과 사례(박은하 위원장,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대응…

페이지 정보

DATE

23.06.27 13:41

HIT

2,809

본문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대응위원회는 신당역 살인사건 직후인 9월 21일부터 여성 노무사와 변호사로 구성된 ‘직장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 및 상담 내용은 강압적 구애, 악의적 추문, 신체 접촉 등 성추행, 외모 통제, 가스라이팅 등 젠더 폭력 전반입니다.

신고 센터에 접수된 사건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강압적 구애’, 일명 ‘구애 갑질’이란 표현으로 묶을 수 있는 사안들입니다. ‘구애 갑질’은 조직에서 피해자보다 직위상 상급자들이 주로 행하며, 그들의 구애에는 성희롱, 성추행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권력 행사형 ‘구애 갑질’은 피해자가 저항하거나 단호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괴롭힌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해당 조직에 미치는 가해자의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피해의 심각성은 더욱 커집니다.

박원순 성폭력 사건을 바로 이러한 ‘구애 갑질’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성폭력 행위이며,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존재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대응팀은 2022년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엠브레인퍼블릭과 함께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은 3명 중 한 명 이상(37.7%)이었습니다. 행위자의 67.4%는 임원이나 상급자로, 권력관계의 우위에 있는 경우가 절대 다수였습니다.

직장에서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했다 응답한 결과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노동자 4명 중 한 명(25.8%)이 직장에서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했다 답변했으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좁히면 3명 중 한 명(29.5%)에 달했습니다.

행위자는 주로 상급자(45.9%)와 임원(22.5%)였으며, 성추행·성폭행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는 가장 많은 수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63.1%)고 응답했고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응답도 37.8%로 세명 중 한명 꼴 이었습니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중복응답)에 대해서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절반이 넘었고(52.4%)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4.1%),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15.1%) 순이었습니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회사와 대한민국 때문에 범죄행위의 피해자가 자신의 생계를 포기하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구애 갑질’은 피해자가 단호하게 대처한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구애 갑질’을 거부하거나 피하면 해당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없습니다. 행위자는 자신의 구애 갑질을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적 혹은 인사상 불이익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합니다.

가해자는 죽었지만 망령이 되어 피해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첫 변론’은 객관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이는 피해자를 향한 가혹한 2차 가해 행위일 뿐입니다. 박원순이 세상을 변호한 사람이었는지, 살아생전 어떤 사람이었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그는 성폭력 가해자이고 피해자의 노동환경을 지옥으로 만든 사람입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의 죽음을 변호할 수는 없습니다. 명백한 가해 행위입니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회 분위기는 피해자를 침묵하게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설문조사 결과처럼 이미 대한민국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자신이 당한 성적 괴롭힘에 대해 ‘참거나 모르는 척’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입니다.

우리는 피해자를 응원합니다. 성적 괴롭힘 행위가 있을 때 침묵하지 않고 가해자가 처벌될 수 있도록 대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대응을 통해 상황이 나아지는 선례가 계속해서 쌓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피해자를 더욱 응원합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대응을 해주신 피해자를 응원하고 그의 노동환경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피해자를 향한 모든 비난과 억측은 잘못되었습니다. ‘첫 변론’은 잘못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주십시오.

 

*참고


사례수

있다

없다

■ 전체 ■

(1000)

17.3

82.7

성별

남자

(570)

10.9

89.1

여자

(430)

25.8

74.2

상용직

남자

(407)

9.3

90.7

여자

(193)

21.2

78.8

비상용직

남자

(163)

14.7

85.3

여자

(237)

29.5

70.5

 




사례수

있다

없다

■ 전체 ■

(1000)

29.0

71.0

성별

남자

(570)

22.5

77.5

여자

(430)

37.7

62.3

상용직

남자

(407)

20.4

79.6

여자

(193)

37.3

62.7

비상용직

남자

(163)

27.6

72.4

여자

(237)

38.0

62.0

 

사례 1_대표는 ‘대화로 풀어라’, ‘실장 전 부인과 네가 닮아서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사례 2_다른 직원과 같이 회식하자고 돌려 말했더니 ‘나랑 따로 저녁 먹으면 큰일 나냐’며 서운함을 표현했습니다. 이후 제가 연락을 받지 않자,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은 업무 태도 불량이라고 하고, 회의 시간에 자기 말을 자른다고 지적합니다.

사례 3_새로 부임한 상사가 다른 직원들 앞에서 ‘쟤는 예전에 엄청 예쁘고 날씬했었는데’, ‘내 결혼만 안 했으면 너 어떻게 해보고 싶었는데’ 같은 발언을 합니다.

사례 4_상사가 회사 내부에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지자 마녀사냥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에게 “이제 만족해?” 등의 발언을 하며 2차 가해를 하였습니다.

사례 5_회사 내에서 제가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하였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회사 내부에 제가 가해자를 모함하였다는 소문이 돌고, 사람들이 저를 빼놓고 식사를 하는 등 저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왕따 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