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이준석 오마이뉴스 인터뷰 반박] 이준석, 어젠다 없이 여성혐오 선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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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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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들이 어젠다 형성에는 뒤처지고 공허한 구호만 외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월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유권자와 여성주의 운동 자체를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강남역 사건 이후로 여성주의 운동의 대표적인 구호가 ‘여자라서 죽었다’가 돼 버린 게 여성주의에는 비극에 가까운 시점이었다고 본다. 훨씬 더 진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이준석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여성들의 생존이 직결된 문제제기를 ‘충분히 진지하지 못하다’고 암시하는 동시에 ‘여성주의의 비극’으로 폄하했다. 가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이고,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인 상황에서,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가 장난처럼 보이는가? 강력범죄 가해자 중 남성의 비율은 96%에 육박하며, 이러한 강력범죄의 피해자 중 86.7%가 여성이다.  이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여성들의 몸부림이다.



 “‘여자라서 죽었다’에 대해서 정치권이 대응해서 공약을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다.”


여성혐오 범죄에 이 대표가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폭력특별법(1994년 제정), 가정폭력처벌법·가정폭력방지법(1998년 제정), 성매매처벌법(2004) 등에 대해서 공부하길 바란다. 또 현재 국회에도 여성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법안들이 계류 중이고, 본인이 속한 국민의힘에서도 디지털성범죄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본인이 속한 선거 캠프에서 발표하는 공약도 모르는 사람이 정말 공당의 대표라 불릴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젠더 이슈라는 건 소수자 보호 관점에서만 봐도 지금보다 훨씬 더 세련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주의 운동하는 분들 상당수가 소수자로서의 여성에 대한 지위에는 관심 많으나, 어쩌면 여성보다 더 소수자일 수 있는 트렌스젠더,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은 더 닫아놓고 간다”


위 발언은 여성주의 운동을 공격하기 위해 성소수자 인권과 여성 인권 사이의 대립구도를 만드는 발언이다. 실제로 수많은 여성주의 운동가들은 숙명여대 A학생 입학포기 사건이나 변희수 하사의 강제전역 사건에 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대를 왜곡하여 약자와 약자의 싸움을 부추기는 것은 이준석 대표를 포함한 기득권의 오래된 지배전략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노동자들의 주장에 보수정치가 ‘최저임금을 올리면 영세자영업자가 힘들어진다’며 약자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결국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사나 건물주와 같은 강자들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과 같다. 국민의힘이 이런 문제의식이 있었다면 그동안 차별금지법을 앞장서서 제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경쟁이 무의미한 지점도 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 경기하면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여자와 남자가 같이 경쟁한다는 건, 큰 의미 없는 경쟁이 될 수 있다. 의미 있는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타격지점으로 삼아온 ‘여성할당제’가 교사 임용고시에서는 ‘남성할당제’였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자 화제를 올림픽으로 돌렸다. 혼성 달리기 경주가 없는 이유는, 모든 선수가 동시에 속도를 겨루게 되면 자칫 남성 선수들에게만 유리한 경기가 될 수 때문이다. 결과가 명백하게 특정인에게만 유리한 경쟁은 이준석 대표 말처럼 ‘의미 없는 경쟁’이다. 그래서 국제올림픽위원회는 91년부터 새로운 종목을 신설할 경우 반드시 여자 선수만을 위한 종목도 함께 신설하도록 하고 있다. 굳이 남성 선수들에게 유리한 혼성 경기를 해서 여성 선수들에게 돌아갈 메달이 하나라도 줄어드는 것보다, 여성 종목을 만들어서 좀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의미있는 경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사 임용고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기회를 보장 받아서 의미 있는 경쟁이 되라고 성별 할당제를 시행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남성에게 유리한 제도였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는 ‘성별할당제’라고 하니 무조건 여성에게 유리한 정책이라 생각하고 덮어놓고 반대부터 했다. 여성들에게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여성 우대’이니 차별이고, 남성들이 혜택을 보면 갑자기 ‘의미 있는 경쟁’이 되나?


“격리나 할당, 분리가 원칙이 돼선 안 된다.”


이준석 대표가 외치는 공정, 즉 기계적인 평등을 실현하려면, 임용고시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통해 남성들이 채용될 수 있었던 것 또한 불공정이고 폐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스스로 준거집단으로 둔 사람들은 남성이기 때문이다. 그가 여성유권자에게 불만을 사는 것은 별로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남성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후보자의 배우자도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에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면 그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서 이것이 2차 가해라고 표현하기에는... 후보자의 배우자는 공개적으로 이를 언급할 의도 자체가 없었다. 사인간의 대화에서 본인이 편하게 언급한 것에 2차 가해의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하다.”


김건희 씨는 가해자  안희정을 두둔하는 것도 모자라, ‘미투’가 보상을 바라는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피해자는 꽃뱀’이라는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의 사고 방식을 드러냈다. 명백한 2차 피해 유발이고, 피해자도 사과를 요청했다.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사람의 발언인만큼, 공적인 자리에서 했든 사적인 자리에서 했든 자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발언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가해 사실도 없던 것이 되는가? 


공적으로는 유감을 표명하며 뒤에서는 피해자에 대해 자기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고 피해자에게 또 다른 폭력을 저질러도 되는것인가? 우리는 이런 것을 이중성, 위선이라고 부른다. 사적 영역이라고 하면 법과 윤리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는가? 이준석 대표가 생각하는 사적 영역은 그런 듯 하다.



“거꾸로 내가 하는 생각에 그들(FM코리아 같은 남초커뮤니티)이 영향받는 것이라면, 나는 정치인으로서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이준석 대표는 본인 발언의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두 번에 걸친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의 현실 인식은 참혹할 정도로 보잘 것 없었고, 여성 유권자와 여성운동에 대한 폄하 발언 역시 도를 넘었다. 또한 청년들이 젠더 이슈로 대립하게 된 것에 가장 큰 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면서도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며 자화자찬 했다.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본인의 정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야 할 시기에 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비전은 다름 아닌 ‘백래시’였다. 정치는 우리 사회의 한정된 재화를 많은 사람에게 보다 공정하게 분배 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따라서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하고, 구성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의 밑그림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을 부추기는게 아니라 조정하고 타협점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이다. 


사실이 검증되지도 않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만 늘어놓으며 갈등을 부추기고,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유튜브 같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여 혐오를 선동하는 ‘사이버 렉카’들과 다를바 없는 행동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사이버 렉카’ 정치는 반드시 퇴출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