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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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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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가 공을 가릴 수 없듯, 공 또한 과를 덮을 수 없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을 공으로 돌리고 과를 덮으려는 정치적 발언들은 ‘조용히 지나가자’는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의 죽음에 조용히 지나갈 수 없는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는 대가입니다. 입막음은 추모와 다릅니다. 

직장 내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한 이는 살아있습니다. 직장 내 권력형 성폭력을 외면하거나, 방관하거나, 동조한 정황이 있는 사람들 역시 살아있습니다. 고인을 애도하는 일과 이 문제의 해결은 공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나아갈 수 있습니까?

여당과 서울시를 포함하여 사건을 마주한 우리는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을 알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호소하는 고통이 무엇인지, 어떤 환경이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는지, 고소 사실이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경위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인이 회피하여 남겨진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한국 사회가 소화해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인은 인권변호사 시절, 피해자 증언을 경청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며 공동체에 해결을 촉구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현재 그를 고소한 피해자 측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4년여간 발생한 권력형 성범죄의 정확한 실체를 밝히고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권력형 성범죄는 가해자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안희정 사건을 통해 배웠습니다. 피고소인이 사라진 지금, 책임 있는 행보는 조직의 차원에서 보여야 할 것입니다.

페미니즘당은 책임자들이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을 조직의 문제이자 정부의 문제로 다룰 것을 요구합니다. 끝까지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2020.07.15.
페미니즘당창당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