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가해자 의사 존중이 아닌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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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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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사회화되어가는 존재입니다. UN아동권리선언은 “아동은 신체적·정신적 미성숙으로 인하여 출생전후를 막론하고 적절한 법적 보호를 포함한 특별한 보호와 배려를 필요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 사회는 아동에 대한 이해 없이 사회화를 거친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 사고와 행동을 아동에게 요구합니다.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을 때 아동을 혐오하고 배제하며 ('노키즈존') 아동을 양육하는 존재로 대표되는 '엄마' 또한 혐오합니다.('맘충') '스쿨 존 내에서의 아동 교통사고 처벌 강화법'에 대해서마저 반대의 목소리가 큽니다.

학교는 학술교육과 사회화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아동은 집에서 해결할 수 없는 끼니를 학교에서 해결할 수도 있고, 가족 외의 공동체일원을 만나고 속하면서 자신의 가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이러한 보호의 공백이 생기고,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를 당해 사망하는 아동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의 흔적을 발생한 이웃이 공권력에 신고를 하기도 합니다. 아동 스스로가 신체적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안전한 공간이어야 할 가정에서 뛰쳐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제대로 된 조사나 분리조치 없이 ‘아동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피해 아동을 다시 학대의 공간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동 학대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했더라도 ‘반성하고 있다. 다신 안 그러겠다’는 가해자의 의견에 더 무게를 두고 피해자를 가정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피해 아동의 보호나 생존이 아니라 가해자의 의사를 더 존중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아내 구타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서 자식을 떼 내려고 존재하지 않는 아동 학대로 피해 여성을 고발하여 실제로 피해 여성들이 자식과 생이별을 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게 가정 폭력 현장에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폭력 가해자들의 이야기에 무게를 두고, 가해자들이 아동 학대라고 하면 분리시키고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 되돌려 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조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 법과 제도가 말하는 아동 복리를 위한 판단 기준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못하며 실제 피해 아동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동들은 자신이 당하는 것이 폭력이고 학대인 것을 알지 못한 채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아동의 복리를 위한 법리적 판단이 실제의 아동들에게도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래 전부터 꾸준히 문제제기 되어 왔던 경찰의 인권감수성 증진과 가정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대한 실용적인 정책들이 필요합니다.


2020.06.09
페미니즘당 창당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