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당대표 징계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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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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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당대표 징계를 환영한다


지난해 말 이준석 대표가 2013년 두차례에 걸쳐 룸살롱 접대와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자와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제기되었다. 이 대표는 이 성상납 의혹에 성실하게 해명하지 않았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의혹제기자를 만나보라고 했으며 김 실장은 의혹제기자를 만나 성상납을 부인하는 사실확인서를 써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김 실장이 의혹제기자에게 약속한 ‘7억 투자유치’는 누가 보더라도 성상납 의혹 부인의 대가가 아니라고 보기 어려운 약속이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해당 사건인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해 오늘 7월 8일 이 대표와 김 실장의 혐의를 인정하고 이 대표에게 당권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 판단하지 않은 점은 유감스러우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해당 처분은 환영하는 바이다.


이 대표가 성상납을 받지 않았다면 김 실장이 의혹제기자에게 성상납을 부인하는 사실확인서를 요구할 필요가 없고, 그와 동시에 사실확인서를 써주는 대가로 의심되는 7억원의 투자유치약속 또한 맺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 대표는 김 실장의 행동을 알지 못했고, 김 실장은 사실확인서와 투자유치서가 별개의 것이라고 소명했다고 하지만 어떤 국민이 이들의 주장을 믿을 수 있을까.


이준석 대표는 이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젠더이슈를 복어요리에 비유하며  복어는 독이 있어서 다루기 어려운만큼 자신이 ‘복어요리 전문가’임을 자칭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한 발언 중에 그런 식의 문제를 야기할 만한 발언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이 문제를 다루면서도 독이 퍼지지 않았던 것이다.” 라고 언급하며 성차별, 성폭력, 성희롱과 관련한 의혹이나 논란이 없기에 자신이 젠더이슈를 다룰 자격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성과 관련한 자신의 행보가 깨끗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인데, 이번 사안에서 그의 발언의 신뢰성은 산산조각이 났다.


2013년이든 2022년이든 성상납은 사람의 성을 착취하는 폭력이다. 그러나 고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권과 검찰, 언론, 연예계 등 사회 고위층 남성들은 성구매와 성매매 알선을 처벌하는 현행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특권을 이용해 여성의 성을 착취해 거래하고 이를 매개로 남성연대를 공고히 해왔다. 만약 성상납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성매매 여성까지 처벌하는 현행법과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이 존재하는 현실 때문에 당사자가 이들의 성상납 행위를 직접 증언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이 대표의 룸살롱 접대와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두차례나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알리바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소속 정당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것은 성상납, 성매매를 묵인하는 남성중심, 반여성적 정치관행을 따르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인정한 만큼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에 가담한 것인지 아닌지 낱낱이 밝혀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하길 바란다.


2022. 7. 8.

페미니즘당 창당모임